▲ 박기영 의원.

지난 7월 4일 독일 본(Bonn)에서 개최된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되었다는 낭보에 공주시 전역은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등재소식에 시민들은 그동안 침체분위기였던 공주시가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반기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이번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는 우리나라 등재 유산 중 12번째이면서 충청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런 기쁨 뒤에는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고 한다. 등재 준비과정에서 기초연구를 담당했던 공주대학교의 정재윤교수는 ‘중국이나 일본의 고대도시나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에 비해 남아있는 유적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우선 가장 큰 어려움 이었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토로한바 있다.

그러나 백제가 강성한 고구려를 상대하기 위해 중국의 선진문물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였고 이후 백제화된 제도와 문물을 가야와 신라 그리고 왜에 전파하는 등 고대 동아시아 문화의 중계자로서의 역할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등재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전략 설정을 위한 전문가 워크숍 개최, 공론화를 위한 토론과 적극적인 홍보를 담당했던 백제역사유적지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의 숨은 노력도 크게 일조했다.

우리나라는 1995년 ‘석굴암·불국사’가 처음 등재된 이후 총 1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보유국이 되었다. 관련보고서에 의하면 세계유산등재로 가장 먼저 기대되는 효과를 관광객의 증가로 꼽고 있다. 또 그로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부여군은 27일 '세계유산 활용을 위한 대응전략보고회'를 열고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한 유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지역발전을 꾀하기 위한 세계유산 통합관리 및 활용계획을 수립키로 했다. 또한, 6개 분야별로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세계유산안내센터와 구드래역사마을 조성을 추진키로 하는 등 세계유산 활용을 위한 대응전략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전북도와 익산시, 통합관리사업단은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전담 T/F팀을 가동하고 홍보·관광·SOC 및 인프라 보존관리 등 4개 분야 38개 세부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오는 2017년까지 97억을 들여 27개 사업을 전개하고 2018년 이후로 6,890억 원을 투입하는 중·장기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그러나 정작 공주시는 세계유산등재로 공주지역의 발전이 뒤따르고 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푼 장밋빛 전망만 내놓고 있을 뿐, 실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기대효과를 거둘 것인지에 대하여는 아직 구체적인 운용계획이나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그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로의 명성을 얻은 지역도 많이 있지만 제대로 지켜내지 못해 등록이 취소되는 오명과 함께 주민들의 불편만 가중시킨 지역도 더러 있다.

요즘 주말이면 공산성과 무령왕릉을 찾는 관광객이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등재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들이 공주를 찾았을 때 유산등재 이전과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면 그 발걸음을 주저 없이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이다. 관광객들의 판단은 생각보다 훨씬 이성적이고 냉정하다.

세계유산 등재의 목적에 맞게 보존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 최대한의 편익을 제공하고자 각고의 노력을 다할 때 비로소 기회로 다가올 것이지만, 조금이라도 게을리 한다면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잃는 큰 우(虞)를 범하게 될 것임을 우리는 명심하여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