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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주에 와서 인물자랑 말라”[인물로 본 공주 역사이야기]를 펴내며
김정섭 (전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원장직대)  |  dingdong8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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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0  23: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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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역사이야기.

2015년 7월,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충청남도 산하 문화유산 연구기관인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 근무하면서 추진하던 일이어서, 나도 무척 기뻤다. 한 발 더 나아가 유적을 만들고 보존해온 공주의 선조들이 궁금해졌다.

그들이 이루어낸 것 중 일부만이 오늘날까지 남았기 때문이다. 1년 반에 걸쳐 자료를 수집하고 현장을 답사해 [인물로 본 공주 역사이야기](메디치미디어)를 펴냈다. 공주의 정체성을 찾아내고 더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이 책은 공주의 역사인물 29, 공주를 바꾼 사건 11 등 모두 마흔 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각 꼭지들 안에는 공주와 연관된 인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해 1백 명에 달한다.

수록한 인물은 공주에 두드러진 행적을 남긴 인물로 하되, 공주에서 태어난 인물을 우선 선정했다. 백제 성왕, 정진 대사, 이존오, 김종서 선생, 영규 대사, 만경노씨 삼형제, 김인겸, 정규한, 김옥균, 이상범, 김기창, 박동진 선생 등이다. 다른 곳으로 이주한 분도 있지만, 태를 공주에 묻었다는 연고가 확실한 분들이다.

두 번째는, 다른 곳에서 공주로 들어와 정착한 인물들이다. 백제 무령왕, 이명덕, 이세장, 서기, 황신, 허임, 류충걸, 이유태, 오시수 선생 등이다. 이 중 상당수는 공주에 후손들이 정착하는 계기를 만든 입향조(入鄕祖)이다. 공주의 역사를 한층 풍부하게 해준 인물들이라고 하겠다.

이들과 좀 다른 것은 우리암(프랭크 윌리엄스)과 류관순이다. 공주에서 일정기간 동안 머물며 특별한 행적을 남긴 분들이다. ‘공주를 바꾼 사건과 인물들’의 11개 꼭지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 즉 고려 현종과 김헌창, 조선 인조, 역대 관찰사 등도 그런 경우다. 이 인물들을 수록하지 않으면 공주의 1500년이 넘는 역사를 온전히 쓸 수 없었다.

행정구역이 달라짐으로써 인접 시·군에 연고가 옮겨진 인물들도 있다. 이존오, 성제원, 황신 등이다. 그분들 당대의 기준으로 하면 공주사람이 틀림없는데, 여러 계기에 공주에서 땅을 떼어줘 오늘날의 주소지가 달라진 것이다. 공주사람들은 그분들을 기억해야 마땅하다.

이렇게 역사인물을 통해 씨줄날줄로 공주의 역사를 그려보니 공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물의 고장’임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공주가 여느 고장보다 도전과 혁신, 창조의 역사를 엮어왔음을 확인했다. “공주에 와서 인물자랑 하지 마라”, 이렇게 말하고 싶은 심정이다.

역사 속에서 교훈을 찾자면, 아전인수는 금물이다. 전체적인 시대상 속에서, 전국적인 관점에서 지역과 인물을 조명해야 한다. 자랑스럽고 빛나는 역사와 함께 어둡고 아픈 역사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구현할 수 있다.

이 책은 혼자 쓴 것이 아니다. 사실에 근거한 글을 쓰기 위해 2백 편에 가까운 단행본을 참고하고, 구석구석 옛 어른들의 자취를 살폈고, 귀중한 조언을 들었다. 특히 그동안의 학술적 연구들이 없었다면 이 책은 꽤 빈약했을 것이다. 선학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2년에 걸쳐 책을 쓰면서, 어떤 때는 눈물짓고 어떤 때는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했다. 나름껏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하거나 잘못된 점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더 많은 역사인물을 포괄하지 못했고 더 많은 스토리를 싣지 못했다. 앞으로 더 많이 듣고, 조사하고, 또 고쳐 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모든 공주사람들, 그리고 공주를 깊이 있게 알고자 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라는 명구를 남겼다. 이 책을 내는 필자의 심정이 꼭 그렇다. 공주를 사랑하면 이 책으로 더 잘 알게 될 것이고, 알게 되면 공주가 사뭇 달리 보일 것이다.

필자는 2000년대에 두 명의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경험을 했다. 청와대의 제1부속실과 국정기록실에서, 최고 통치자를 현장에서 보좌하며 통치사료를 정확하고 풍부하게 기록하고 그것을 역사에 온전하게 남기기 위해 힘썼다.

이번에 때로는 고금(古今)으로, 때로는 종횡(縱橫)으로 고향 공주의 역사를 살피다 보니, 현대판 승정원과 실록청에서 일한 경험을 언젠가 글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헌법과 민주주의제도의 허점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는 시점이어서 더욱 그렇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의 아낌없는 비판과 격려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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