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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부끄럽다
21세기 철학자 高珠煥  |  kjmong14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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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9  10: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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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철학자 高珠煥

사람이 사람인 이유가 부끄러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오늘의 시대가 법치사회인지라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 잘못이 있어도 떳떳한 인간이 대부분인 사회가 되었다. 이는 2500년 전에 공자께서 “백성 인도하기를 정령으로써 하고 일정하게 하기를 형벌로써 하면, 백성은 형벌을 모면할 수 있지만 부끄러워함은 없다.”고 이미 설파하신 것이다.

우리 현대사는 정령의 담당자와 형벌의 담당자부터 부끄러움이 없어졌으니, 이제 겉으로는 전 국민이 부끄러움이 없어진 듯하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은 선하기에 선을 향하는 그 본심은 인류가 멸하지 않는 이상 없어질 수 없다. 최근 국회의원 이철희와 표창원이 연속해서 “부끄럽다. 제몫을 못하고 또 할 수도 없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표명하였다.

부끄러움은 사람이 사람인 이유로 이 보다 더 중대한 것은 없다. 개와 돼지는 주인을 들이받아도 물어뜯어도 잘못을 모르거니와 그 어떠한 짓을 해도 부끄러움이라는 양심의 기제가 작동하지 않는다. 요즘 애완견을 기르는 것이 하나의 추세이다. 애완견은 주인이 도둑질을 하든 양아치 짓을 하든 주인을 향해 꼬리치고 재롱을 떤다. 그 이유는 길러주기 때문이다. 개돼지는 밥만 주면 좋아한다. 그러니 부끄러움은 인간만이 지닌 인간만의 특권이다.

부끄러움은 사람이 사람인 이유이다. 그러니 부끄럽다고, 자신이 할 일을 하지 못한다고 물러나는 것은 부끄럽지 않은가? 맹자께서는 “사람이 부끄러움이 없지 못할 것이니 부끄러움 없음을 부끄러워하면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하셨다. 그렇다면 인간세상을 살아가는 그 누구도 부끄러움이 없지 못할 것이니, 참으로 오랜만에 부끄러움을 아는 자가 국회의원이 되어 ‘부끄러워 못하겠다.’고 물러난다면 천만 양심의 촛불에는 부끄럽지 않다는 말인가?

간교한 술수를 부리는 자들은 부끄러움을 쓸 곳이 없다. 도도한 70년 현대사에 어찌 부끄럽지 않은 자가 없었겠는가? 지금 시대 진정한 지도자는 부끄러워하는 자이다. 그것이 바로 4·19, 5·18, 촛불의 열망이며 인류가 멸하지 않는 한 사라질 수 없는 인간됨의 바탕이다.

이제 국회의원 이철희와 표창원은 자신에게 부여된 시대적 사명을 자각하고 불출마하겠다는 어리광은 그만두도록 하라. 지금까지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끄러움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앞으로 국회의원으로서 시대의 지도자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행하되 ‘부끄러움이 없음을 부끄러워할 때까지’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저버리는 자는 말뿐인 부끄러움으로 다른 국회의원과 다를 바가 없음을 깨우치기 바란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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