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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 주민과 만나다
고주환 (사)공주시마을공동체네트워크 이사장  |  kjmong14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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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8  22: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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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주환 (사)공주시마을공동체네트워크 이사장

성리학을 국시로 한 조선시대 향교·서원은 제사와 교육, 두 가지 기능을 하였다. 제사는 유학의 표준인 공맹을 위시한 성현의 위패를 모시고 진행하였으며 교육은 주로 오륜의 인간관계 도리(親·義·別·序·信)를 강조하였다. 지금의 행정구역 명칭 교동이나 명륜동은 모두 이와 관련이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국시로 하는 오늘날, 향교·서원은 제사 기능만 남고 교육기능은 현대의 교육기관이 모두 담당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교육은 오륜을 중심으로 하는 인륜도덕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였지만, 현실은 과거제를 중심으로 기득권층을 재생산하는 도구로 전락하여 사·농·공·상의 조화를 통한 도덕사회 실현의 책임자인 양반(관리)이라는 신분의 세습과 이권쟁탈로 조선사회를 경직화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오늘의 교육은 교육의 기회균등, 민주시민, 인간다운 삶의 실현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의 교육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우선으로 하는 사회구조와 운영방식의 정착으로 직업인을 양산하는 도구로 전락하였다.

조선이 인륜도덕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을 신분재생산의 도구로 전락시켰다면 오늘의 교육은 자유경쟁을 내세우고 있지만 자본을 중심으로 하는 직업인(노동자) 생산의 도구로 전락하였다.

이러한 교육이 대도시 중심으로 이루어짐으로서 특히 의식주와 교육·의료·문화 등이 도시 의존적으로 전락한 읍면동지역은 소멸위기에 처해있다. 도시화 속에서 지역의 공동체성을 마지막까지 지탱했던 장례문화가 상업화됨으로써 지역의 활력은 완전히 고갈되고 말았다. 양극화와 저출산, 고령화는 이제 국정의 핵심과제 중의 하나이다.

   
 

26일 거행된 주민주체 반포전통혼례 향연은 지역주민과 서원·향교 문화재활용사업이 결합하여 관혼상제를 통한 지역의 공동체 회복에 화두를 던진 주민주도적 시범적인 축제였다. 비록시연적인 성격이지만, 이를 시초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의 통과의례를 지역주민이 함께 함으로써 공동체성을 회복함은 물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기본토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날 축사에서 양승조 충청남도지사가 “마을공동체 회복을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발언은, 우리 시대 지역공동체의 심각성과 위기의식에 대한 지도자적 결의로 보인다.

“더 행복한 충남 대한민국의 중심” 실현의 5대 목표 중 하나인 ‘따뜻하고 안전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현재 행정주도의 사업 중심의 마을만들기로는 한계가 있음을 인지한 것이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핵심가치는 인간관계의 회복이며 그 출발이 바로 관혼상제의 지역단위 자족적 해결을 통한 소통과 화합이라는 것이다.

서원의 교육기능은 성리학적 지식인의 양성이지만 그 핵심은 도덕이다. 도덕은 인간의 착한 본성에 토대를 둔 인간관계의 도리이다. 개별화되고 사막화된 인간관계의 회복은 문자 교육으로는 불가능하다. 하나의 풍속을 견인해야하며 그 핵심은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가능하다.

지역주민과 서원이 만났다. 인간의 통과의례를 함께하며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자리에서 축하와 슬픔을 함께하는 반포전통혼례 향연은 지금은 비록 서툴고 어색하지만 분명 가장 안전한 마을공동체를 만들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질을 높이는 단초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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